[CR] SFCIS : Space Force Criminal Investigative Service
NCIS + STAR TREK
스타플릿내에 커다란 함선들이 있고 그 함선내에 또한 거대한 함장들이 있지만 그보다 더 거대한 것은 스타플릿 자체가 거대한 함선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샌프란시스코, 런던, 도쿄 등등 여러 지부로 나눠져 있었지만 이것은 분할의 의미가 아니었다. 각국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함선을 끌고가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고 올바른 지도를 위하여 몇 번의 시행착오를 각오해야만 했다. 업무분담, 개별화 특성, 생도 교육 이하 등등 수 많은 것들이 그 안에 포함해 있었지만 정작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닌 내부 분열이었다. 안그래도 다른 행성과의 전쟁으로 사망자가 늘고 있는 판국에 아군이 아군을 죽이는 광경은 눈뜨고 보기 힘든 것이었다.
어느날 현 PTSD로 판명된 도쿄지부 생도한명이 집단따돌림으로 인한 보복을 위해 지바현에 있던 정보지부에 폭탄을 터트렸다. 그로 인해 130여명의 직원들과 민간인들이 죽었고 400명등의 부상을 당했다. 이에 대한 심각함을 느낀 각국의 지도자들은 우주력 210년 리오데자네이루에서 모임을 가졌다. 여러 의견이 오가던 중에 워싱턴지부 국장 메릴랜드 스미스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파일을 올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USA의 수도이자 정치적으로 큰 힘을 지니고 있는 워싱턴 지부였지만 당시만해도 모든 스타플릿 관련 세력이 샌프란시스코로 모여 있는 상황이었기에 그녀가 하는 일은 서류에 대한 것이나 크루들의 복지에 대한 것 뿐이었다. 몇몇의 지도자들은 그녀가 이 회의에 참여한 것 자체가 의문이라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이내 그녀의 몇마디로 모두가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발문은 정치계나 경제계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그것은 아이들의 동화책에서나 볼법한 서문이었다. 그러나 50-60을 넘은 지도자들은 빠져들 듯이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기록되건데 그녀의 발문을 이렇게 시작되었다.
우리 부서에 실버폭스라 불리는 남자가 있습니다.
SFCIS : Space Force Criminal Investigative Service
우주군범죄조사청
NCIS + STAR TREK
CROSSOVER STORY
01.
NCC-1701(이하 USS 엔터프라이즈호)은 미관상 훌륭할 뿐만 아니라 탐사라는 본목적에 아주 걸맞은 기내 구조와 승무원들로 조합된 현 복합적인 의미에서 최고라 칭해지는 우주선이었다. 그 사건이 일어난 당시의 함장은 제임스.T 커크, 부함장은 벌칸에서 온 스팍이었으며, 사건이 일어난 현장은 수석 엔지니어 스코티 몽고메리가 지휘하고 있는 엔지니어실이었다. 특수요원 맥기의 기록에 따르자면 현 사건현장은 훈련된 승무원들이 모여있는 곳 답지 않게 보존되지 못했다했다. 시신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으며 긴 시간 냉동되어 있던 탓인지 DNA나 이외 흔적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나마 발견한 것은 피해자 손등에 유려하게 피어나있는 상흔이었는데 덕키의 의견에 따르자면 이정도의 방어흔이면 가해자 역시 만만치 않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고 했다.
군으로 돌아온 것이 아닌 여전히 탐사중인 우주선을 상대하는 것은 꽤 까다로운 일이었다. 샌프란시스코 SFCIS는 이들이 본 지부로 돌아와 면밀한 수사를 받길 바랐으나, 스타플릿 지부는 아직 절반의 기간밖에 탐사하지 못한 엔터프라이즈호가 착륙하게 될 당시의 막대한 피해 예산과 ‘어째서 엔터프라이즈호가 돌아왔는가?’라는 언론의 입을 감당하기 힘들어 할게 뻔했다. 이에 골머리 썩고있던 당시 미국지부 사령 크리스토퍼 파이크 제독은 샌프란시스코에 배치된 SFCIS 요원들을 파견하였으나 그들은 큰성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그는 최후의 수단을 쓸 수밖에 없었다. 사건이 일어난지 일주일이 지나던 때에 파이크는 그의 골동품중 하나인 지구력 19세기의 유선전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몇 번의 통화음이 지난 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를 들었다.
‘파이크.’
여보세요?라는 물음도 아니고 본인이 누구라고 칭하지도 않는다. 그저 남자는 익숙하게 그의 이름을 불렀을 뿐이었다. 그 때문인지 파이크는 본인이 20년 전으로 돌아가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파이크는 그 목소리에 한숨을 푹 내쉬고서 밑도 끝도 없이 ‘도와줘.’라고 말했다. 이에 잠시 침묵하던 상대방은 묘한 웃음소리를 내며 ‘그건 국장에게 말해야지.’하고 말했다. 누가 그걸 모를까. SFCIS의 창설자인 메릴랜드 국장이 은퇴한지는 벌써 15년 가까이 흘렀다. 그녀 이후의 국장으로 채택된 남자였지만 그는 간부따위 관심 없다며 자리를 뻥 차버렸다. 이후 리오를 거쳐 제시카까지 수많은 국장들이 그 자리를 지나갔다. 개중에는 죽음을 면치 못한 사람도 있었고 때를 알고 자리를 내려놓은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남자만큼은 그 안에서 영원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지켜봐왔던 파이크가 그걸 모를 리가 없었다. 파이크는 그의 말을 질겅질겅 씹어 먹고는 ‘이내 다시 연락하지.’하고 전화를 끊으려 했다. 그러나 남자는 그것을 가만두지 않았다.
ー“2년 만에 연락한 것 치곤 너무 건조하지 않아?”
“그럼 혀 위에 생크림이라도 올리고 전화해야하나?”
ー“그럼 나야 좋지.”
자신의 요원들에겐 매섭기 그지없는 남자가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파이크는 혀를 쯧 차고선 전화를 끊었다. 전화가 끊어진 시간이었던 지구시간 19:32때에 USS 엔터프라이즈호에서 또 다른 골머리를 썩히던 제임스 T.커크는 그의 양아버지나 다름없는 파이크에게 통신을 받는다. 조타수 히카루 술루의 재빠른 연결로 간만에 파이크의 얼굴을 본 커크는 밝게 웃었으나 이내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들에 기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커크 함장은 자신의 이마를 쥐며 ‘잠깐만요. 잠깐만요. 그러니까 지금 그 실버폭스가 우리 배로 온다 이겁니까? 워싱턴에서 여기까지?’ 패닉상태에 빠진듯한 커크에게 파이크는 주변 승무원들을 훑어보며 ‘엔터프라이즈호는 여러모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함선이다. 작은 것 하나 쉽게 넘길 수 없어.’하고 말했다. 이미 할 말을 끝낸 파이크는 통신을 끊었고 브릿지에 남은 승무원들만이 이젠 별들의 반짝임만 드러내고 있는 스크린을 가만 들여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와중에 똑똑하지만 눈칫밥 없는 부함장 스팍은 ‘함장, 뭘 그렇게 고뇌하는 거지. 현 요원들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니 유능한 워싱턴 지부의 도움을 받는 것은 당연하거다.’하고 말해 커크의 분노를 샀다. 함장이 속으로 부글거리고 있는 동안 앞에서 눈치 보던 최연소 승무원이자 천재 항법사 파벨 체콥이 곁에 있던 조타수 술루 쪽으로 몸을 기울여 ‘실버폭스가 누굼미까?’ 하고 물었다. 하지만 그 독특한 음색은 함장의 귓가를 간질이다 못해 고막을 관통했다. 커크함장과 술루가 함께 ‘실버폭스를 몰라?’하고 동시에 말했다.
모두들 체콥이 실버폭스를 모른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했지만 사실 체콥의 입장에선 그렇게 의아한 일도 아니었다. 그는 실버폭스가 한참 일을 벌이고 다녔던 (물론 지금도 일을 벌리고 다니긴하지만) 20년 전엔 엄마의 뱃속에서 꼬물꼬물거리며 알파벳을 중얼거리고 있었고 (이건 어디까지나 체콥의 어머니 의견으로 신빙성을 따지긴 어렵다.) 그의 명성이 널리 알려진 10년전 체콥은 유치원 벽면 한가득 아인슈타인의 양자역학을 반론하는 계산식을 펼쳐놓아 교사를 기함하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체콥이 실버 폭스를 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SFCIS에 대해서는 알고 있겠지?”
“우주군범죄조사청아님까?”
“그걸 알면서 왜 실버폭스를 모르는건데?”
“그러게요. 왜그럴까요. 체콥 왜 모를까요. 천잰데 왜 모를까요.”
“미스따 쑬루. 놀리면 실숩미다.”
한명씩 거들기 시작하자 브릿지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그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은 부함장은 요란스럽게 박수를 짝짝 쳤다. ‘각자 업무에 집중하도록.’ 방금 전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던 커크는 전직 생도잡는 사감이었던 부함장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실버폭스가 온다. 그 실버폭스가. 커크의 집이나 다름없는 함대 내에서 사건이 일어난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었고, 유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어서 빨리 이 사건이 마무리되길 바랐으나 이 상황이 되도록 바란 것은 아니었다. 커크는 턱을 감싸고 곰곰이 생각하다 스팍을 불렀다.
“스팍, SFCIS과 통신해봐. 그들이 어떻게 오는지, 언제 도착하는지 또한 알아보도록해.”
“통신할 필요 없습니다.”
스팍이 들고 있던 탭을 커크를 향해 내밀었다. ‘화성 21.453.211에서 대기바람.’ 커크가 짧은 문장을 읽고 있는 동안 스팍은 실버폭스를 제외한 소수의 요원들이 우선적으로 파견될 예정이며 빠른 시일 내에 사건을 완수하겠다는 연락이 함께 했다고 전했다. 문서 아래 서명란에 ‘멋쟁이 디노조’라고 쓰여 있는 싸인을 보며 커크가 눈썹을 찌푸렸고 스팍은 숨김도 없이 ‘그쪽에도 함장님 같은 사람이 하나 더 있는 모양이군요.’하고 말했다. 커크는 불편한 기색을 보이다가 던지듯이 스팍을 향해 탭을 건넸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 술루를 불렀다.
“엔지니어실, 스크린 띄어.”
02.
SFCIS, 우주군범죄조사청. 이곳에서 분명히 따질 것은 이 조사청이 다른 군의 조사청과 별 다른 것이 없다는 점이다. 타 경찰들과 달리 우주군과 관련된 범죄만을 조사하며, FBI 및 CIA나 DHS(국토안전부)와 달리 Special Agent(특수요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녔지만 그다지 특별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조사청들과 그들이 다른 점 하나가 있었는데, 그들은 결코 한번 획득한 밥그릇을 뺏긴적 없었다는 것이었다. 결코. 결.단.코. 그 가운데에는 은근히 독했던 초대 국장 메릴랜드에 대한 것도 없잖아 있지만 그가 배후에 두고 있었던 이름하야 실버폭스라 불리는 사나이의 영향력이 매우 강했다.
실버폭스에 대한 소문은 자자하게 많으나 그중 가장 유명한 사건은 안드로메다성인 연쇄살인사건이었다. 그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10년은 거슬러가야하는 이야기로 그가 본격적으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사건이였다. 요약하자면 10년전 스타플릿군 내에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그 대상이 안드로메다성인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특별했다. 아니 특별하다고 칭하기보단 매우 골치 아팠다. 안드로메다는 지구와 매우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행성이었는데 돈독하다는 것은 결국 그 관계에 손톱만한 상처가 나게 된다면 거리낄 것 없이 마음껏 불편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국가적 관계로 치자면 안드로메다 행성과 지구의 관계는 USA와 SOUTH KOREA와의 관계와 비슷했는데 (딱히 비유를 하자면 그렇다는거다.) 불행인지 뭔지 모르겠으나 지속해서 따지자면 안드로메다는 USA. 지구는 SOUTH KOREA 속했다. 안드로메다성인들의 우주개발 등 무기들이 지구로 대량 들어오고 있었다. 단적인 예만 하더라도 스타플릿내에 속해 있는 우주선 개발에도 많은 안드로메다 엔지니어들이 참여 했었했다. 살인이 1명, 2명을 넘어 8명으로 치닫고 있을때 간부들은 지독한 두통을 느꼈다. 그리고 결국 실버폭스를 불렀다. 실버폭스는 약 반년간 열병을 앓듯 앓아가던 이 사건을 일주일만에 해결했다. 방송국에서는 이 사건은 한방에 처리해버린 실버폭스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 들었으나 그의 얼굴 한부분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뉴욕의 한 기자가 그의 뒷모습을 경찰들 틈에서 찍는데 성공했다. 빤히 봐도 구시대적인 복장과 (요즘 시대에 그런 롱 트렌치 코트라니) 군인스럽게 짧은 머리카락, 그리고 햇볕이 비치는 은빛 머리카락이 정말 딱, 실버폭스라는 별명에 지나치게 어울려서 그의 측근들은 사진을 보고 웃어버렸다. 그래, 실버폭스는 실버폭스지.